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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제주도

제주 삼양 이색 카페 : 고요새/ 혼자 제주 여행 후기

by 말랑 시골쥐 2024. 1. 15.

1층에서 커피만 마셨다면, 맛있고 분위기 있는 카페들 중 하나에 그치지 않았을까 싶다.
2층을 들어선 순간,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겨 돌아왔다.



처음엔 막연하게 인테리어가 예뻐서 방문했다.
친오빠와 같이 여행을 오긴 했지만, 대부분 따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고요새에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매장에 들어가 메뉴판을 읽고 있을 즈음, 직원 중 한 분이 2층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2층은 나에게 편지 쓰는 도구와, 특별한 커피, 다과가 준비되어있다고 했다. 제주 이색카페로 설명한 이유이다.
별 생각이 없던 나는, 다과 플레이트가 궁금한 마음에 올라갔다.

원래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었지만, 한가한 시간대였는지 워크인으로 들어갔고, 2층에 올라가서 자리에 앉을 즈음에 앉아 계시던 손님이 다 내려가셨다.
1층에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계단 올라오고 문 하나 닫았다고 잡음은 하나도 없이 잔잔한 음악만 들렸다. 카페에 나만 덩그러니 놓인 느낌이었다.


다과 플레이트/ 특별한 커피


2층은 모두 1인 좌석으로 되어있었다. 혼자 방문하길 추천하는 이유이다. 여러 명이 방문해 따로 앉아도 상관없겠지만, 사람이 많아도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공간인 듯 하니 유의하길 바란다. 5개의 다과, 산미가 있는 커피. 커피와 차 중에 선택할 수 있었는데, 다음 방문한다면 차로 마셔보고 싶다. 플레이트를 올려 주시고는 다과를 하나씩 조용히 설명해 주고 가셨는데, 디저트 구성을 보며, 섬세함과 애정이 느껴졌다.

그렇게 하나씩 다과를 먹어가며, 고요새가 말하려던 고요함은 이런 느낌일까 조금은 궁금했다.




난 편지를 쓰는 내내 울었다. 힘든 일이 많았다. 고작 스물두 살의 내가 감당하긴 벅찬 집안 사정이기도 했다.
‘내 감정까지 신경 쓰기엔 부모님도 너무 힘든 상황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대수롭지 않은 척 지내왔다. 돌아보니 내게 너무 미안했다. 나도 날 외면하는데, 누가 날 케어해 줄 수 있을까. 난 편지를 쓰며 부모님을 마음껏 원망했다. 시작은 이기적인 마음이었지만, 원망도 있어야 이해도 사랑도 할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처음으로 나의 내면을 마주 보는 시간을 준 카페가 고마웠다.


천사의 크림/ 서비스 티



모든 것이 장점이었지만, 이곳을 정말 추천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디저트인 크렘 당쥬(Creme d'Anjou)가 정말 맛있었다. 직역하면 천사의 크림.
부드러운 크림치즈 향와 맛 물론 텍스쳐도 완벽했다.
또, 기호에 따라 같이 곁들여 먹는 라즈베리 콩포트는 심심할 수 있는 크렘당쥬에 적당한 당도와 산미를 더해 포인트를 줬다.

카페 바로 앞이 삼양 해수욕장이라, 해질 때까지 앉아서 파도 소리를 들었다. 앉아있는 내내 방금 먹었던 크렘 당쥬가 너무 생각이 나서, 다시 매장에 방문해 디저트를 먹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사장님이 티를 한잔 서비스로 주셨다.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맛과 분위기.
혼자 제주 여행을 한다면, 공항과도 가까우니 한번 방문하길 추천한다. 아쉽게도 당분간 2층은 휴업 중인 모양이지만 그럼에도 정말 괜찮은 카페.
가끔 편지를 열어보며 다시금 고요새가 생각날 것 같다.




📌위치
제주 제주시 선사로 8길 11 고요새
📌영업시간
화요일 - 토요일 | 12:00 - 18:00 (17:30 라스트오더)
*변동사항이 있으면 인스타 그램으로 공지됩니다.



제주 삼양 카페 <고요새>
_고요하고 오롯한 나만의 요새